AI시대의 인문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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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은 구체적으로 대학에서 공부할 세부 전공까지는 정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이공계 , 인문학, 사회과학 또는 예술 중에 어떤 분야를 공부할 것인지 정도는 가능한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원하는 학과 또는 학부에 따라 고등학교에서 필수로 이수해야 할 과목과 입시평가의 주요 과목을 확인 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지난 칼럼에서는 이공계 전공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므로, 이번 칼럼에서는 인문학(예술학 포함)과 사회과학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인문학이란?

인문학은, 인류의 근원, 사상과 문화에 관련된 학문이며, 주로 인간의 존엄과 삶의 성찰을 유의미한 주제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경험적인 접근(즉, 歸納的 논리, inductive reasoning)으로 논거를 주장하는 과학(자연과학과 사회과학)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思辨的, 演繹的, deductive reasoning)인 연구 방법을 이용한다.

하버드 대학의 인문 예술학 (Art and Humanities) 학부에 속한 전공들은 다음과 같다. Art, Film, and Visual Studies, Classics, Comparative Literature, English, Folklore and Mythology, Germanic Languages and Literatures, History and Literature, History of Art and Architecture, Linguistics, Music, Near Eastern Languages and Civilizations, Philosophy, Romance Languages and Literatures, Slavic Languages and Literatures, South Asian Studies, Theater, Dance, and Media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 개설된 전공들은, 국어국문학, 중어중문학, 영어영문학, 불어불문학, 독어독문학, 노어노문학, 서어서문학, 아시아언어문명학, 언어학, 국사학, 동양사학, 서양사학, 철학, 종교학, 미학, 고고미술학이 있다.

인문대학에 개설된 인문학은 크게 ‘문사철(語文學, 史學, 哲學)’로 범주화 할 수 있으며, 하버드의 경우도 서울대의 ‘문사철’ 중심의 인문학과 예술학 분야 즉, 연극, 영화, 공연, 미술학 등을 합해서, ‘인문 예술학부’를 두고 있다.

사회과학이란?

사회과학(社會科學, social science)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과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탐구하는 과학의 한 분야이다. 사회과학은, 수학이나 인문학의 연역적 연구 방법과는 달리, 자연과학(自然科學, natural science)의 발전에 영향을 받은 이후, 과학적 즉, 경험적/귀납적 논리와 방법을 주로 사용하여 연구된다.

하버드 대학 Social Studies 학부에 개설된 전공은 다음과 같다. African and African American Studies, Anthropology, East Asian Studies, Economics, Government, History, History and Science, Psychology, Religion, Study of Comparative, Social Studies, Sociology, Studies of Women, Gender, and Sexuality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부에 개설된 전공은; 정치외교학부(정치학전공), 정치외교학부(외교학전공), 경제학부, 사회학과, 인류학과, 심리학과, 지리학과, 사회복지학과, 언론정보학과이다.

캐나다의 최대 종합대학 University of Toronto의 인문사회학 개설 학과는 다음과 같다; Anthropology, Art History, Classics, East Asian Studies, Economics, English, French, Geography & Planning, Germanic Languages & Literatures, History, Italian Studies, Linguistics, Near & Middle, Eastern Civilizations, Philosophy, Political Science, Psychology, Study of Religion, Slavic Languages & Literatures, Sociology, Spanish & Portuguese, Management and Business (Commerce)

인문학 전공 학과의 위기와 극복 – Digital Humanities

최근 인문사회과학 (비 이공계) 전공학과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인문학 전공자들이 졸업 후 취업이 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큰 문제이며, 이런 사정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스탠퍼드(Stanford) 대학 학부의 경우, 전체 교수진의 45%가 인문학 분야에 속해 있지만 학부생의 15%만이 인문학 관련 전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많은 미국 대학들의 경우, 인문학 교육에 대한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점점 더 인문학 전공 학과가 폐쇄되어 왔다.

사실, 미국에서 인문학 전공자가 크게 감소한 것은 최근이 아니라 1970년부터 1985년 사이이다. 세계가 첨단 과학과 기계 기술의 시대로 완전히 전환한 시기라고 여겨지며, 그때 부터 최근까지 인문학의 열세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나마, 1970년대 미국은, 인문학 전공자가 14%였지만, 최근에 7%이하로 급격히 줄었다.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탠퍼드 대학은 ‘디지털 인문학 (Digital Humanities)’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문학 작품에 등장한 단어들을 컴퓨터로 분석하는 연구를 하는 등, 컴퓨터 기술의 발전을 인문학 연구에 접목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스탠퍼드 대학의 연계(joint) 전공은 모두 컴퓨터 사이언스와 연계된 것으로, Computer Science and Comparative Literature를 비롯해서, CS and Art practice, CS and Classics, CS and English, CS and French, CS and German Studies, CS and History, Ca and Iberian and Latin American Cultures, CS and Italian, CS and Linguistics, CS and Music, CS and Philosophy, C S and Slavic Languages and Literatures, CS and Spanish 가 있다. 이외에도 스탠퍼드 대학은 위와 별도로 ‘Digital Humanities’ minor degree를 개설하고 있다.

서울 대학교의 경우도 인문학, 예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연합 또는 연계한 다양한 전공학과들을 개설한 것이 한국 대학들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서울 대학교의 복수전공과 유사한 ‘연합전공’과 ‘연계전공’으로 개설된 학과로는; 계산과학, 글로벌환경경영학, 기술경영, 영상매체예술, 정보문화학, 벤처경영학, 동아시아비교인문학 (이상 연합전공), 그리고, 중국학, 미국학, 러시아학, 라틴아메리카학, 유럽지역학, 뇌-마음-행동, 금융경제, 금융수학, 과학기술학, 공학바이오, 통합창의디자인, 고전문헌학, 인문데이터과학, 정치-경제-철학 (이상 연계전공) 등이 있다.

AI 시대에 떠오르는 인문학

근래 기술과 과학의 시대에 인문학이 등한시 되어 온 이유는 ‘기계’ 문명사회에서 인문학이 ‘생산적’인 분야에 기여할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AI(Artificial Intelligent) 시대에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AI는 근래 ‘기계 기술’이나 자연을 대상으로 한 ‘자연과학’이 아니라, 인간의 지능 즉, 인간의 이성적, 논리적 사고와 판단력 뿐만 아니라, 마음, 즉 감정에 관한 분야까지 인간 정신을 흉내내고, 심지어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Weak AI)’과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으로 나뉜다. Strong AI는 컴퓨터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 자신의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즉, 인간의 명령없이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생각했을 때 불합리하다고 판단하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할 수도 있다. 컴퓨터 공학자이며 미래학자인Raymond Kurzweil(1948~, MIT)은 Strong AI의 출현 시점을 2045년으로 예측했다가 2030년으로 앞당겼으며, 결국 인간은 더 이상 AI를 통제할 수 없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을 닮은 Strong AI를 개발하려면, 현재까지 인류가 연구해온 인간의 심리, 사고, 인간 관계에 관한 이론, 즉 인문사회과학의 지성을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AI가 인간과 유사한 정신적 기능을 지니고, 인간처럼 감정까지 가지고 있으므로,) 어떤 생명체(동물) 보다도 ‘인권(人權)’과 유사한 대우를 받을 권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마저 갖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AI 삶의 존엄에 대한 어떤한 철학적, 윤리적 가치를 부여해야하는지 등에 관해서, 철학은 어느때 보다 많은 것을 연구하고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Strong AI의 윤리적인 문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Weak AI가 특정분야에 전문적인 사고력과 판단력 등을 갖기 위해서는 철학 – 적어도 언어철학, 논리철학, 심리철학 등과, 인간의 정신에 관해 현재까지 인류가 밝혀온 인문학적 분석/결과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AI 분야 미국 학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CMU(Carnegie Mellon University) AI major의 커리큘럼을 보면, 인문학이 AI 연구와 개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AI 전공 학생이 이수해야 할 과목은 다음과 같다.; 수학/통계학 6개 과목, 컴퓨터 사이언스 5과목, AI 7과목, 인문학 8 과목 (윤리학 1개 포함), 과학/공학 4과목.

위, CMU AI 전공 필수 인문학 상세 과목들은, Cognitive Psychology, Human Information Processing and Artificial Intelligence, Perception, Human Memory, Visual Cognition, Language and Thought, 그리고, 윤리학 1과목이다. (윤리학은 Artificial Intelligence and Humanity, Ethics and Policy Issues in Computing, ‘AI, Society and Humanity’ 중 1과목)

예술 전공 (Visual and Studio Art)

예술학과 인문학의 경계가 때로는 모호할 때가 있다. 특히, 문학이나 예술비평의 경우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예술학은 미적인 면에서만 예술을 연구하고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사회, 정치,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하는 인문학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버드를 비롯한 종합 대학들은 ‘인문예술대학’에 예술분야 전공을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이미 위 인문학 개설 전공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나열해 보았으므로, 추가적으로 예술 실기 또는 행위에 중점을 두는 전문적 예술대학과 학과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예술학과 전공으로는 공연예술, 조형회화, 공예 디자인, 산업 디자인, 디지털 아트, 미디어 영상, 패션디자인과 섬유예술, 음악예술, 악기, 성악, 작곡, 음악치료학, 미술치료학, 미술사, 문학창작 게임 엔터데인먼트, 그리고 건축예술 등이 있다.

위 전공 중에서 취업율이 비교적 높은 산업디자인(Industrial Engineering)으로 유명한 대학들을 소개한다면, 캐나다 대학의 경우, OCAD, Emily Car, U of Alberta, Carleton, Humber, Seneca 등이 있으며, 특히 알버타 대학은 종합대학의 장점을 살려서 산업디자인 학과를 General route, Engineering route, Business (Marketing) route, Social Science route중에서 전공할 수 있다. 또, 미국의 경우는,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Carnegie Mellon School of Design, California College of Art, Pratt,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University of Washington, U of Michigan, UIUC, Ohio State, Virginia Tech, Brigham Young 등의 산업디자인 학부(undergraduate)가 유명하다.

Architecture (건축학)으로 유명한 캐나다 대학은 Waterloo, McGill, U of Toronto, UBC, Carleton, Ryerson 등이 있으며, 특히, Waterloo, Carleton, Ryerson 등의 건축학과는 구조학(공학)보다는 예술분야로 유명한 것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인문/예술/사회과학 분야에 어떤 전공들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이공계가 아닌 인문사회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고등학생들은 특히 튼튼한 영어 실력을 갖춰야만 대학에서 성공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학/경영학 전공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공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만큼 수학과 통계학 실력이 받침이 되어야, 더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전공을 공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박원호 서울대 정외과 교수의 최근 글 (중앙일보, Dec. 6, 2019)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사람이 미학이나 논리학적 소양없이, 컴퓨터와 머신러닝에 대한 지식만 가지고, 어떻게 주변의 미추(美醜)를 판단하고,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궁극의 인공지능을 꿈꿀 수 있겠는가. (현대) 정치를 연구하는 사람이, 수학과 통계학적 소양 없이, 어떻게 데이터를 다루고, 수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을 평가하고 선택하는 다차원적인 정치 공간에 접근조차 할 수 있겠는가.’

2019-12-08

송학원장 송시혁 (Victoria, Can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