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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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공학

대학교, 즉 ‘University’는 Uni-라는 접두어의 의미, ‘a combining form (universe, a whole)’에 나타나듯이 여러 전공(major) 또는 여러 학부(college or faculty)를 종합한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대학교에 있는 여러 학과중에 적성에 맞는 전공을 정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맞는 말이다. 많은 대학들은 대학에 입학 후에 전공을 정해도 되고, 입학 때 전공을 정했더라도 입학 후에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입학 후에 전공을 정하는데는 사실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일단, 많은 대학들이, 전공 학부별, 즉 공학부, 이학부, 경영학부, 사회과학부, 인문학부, 예술학부 등으로 신입생들을 선발하며, 이때, 전공 학부별로 평가하는 과목도 다르다. 따라서,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이미, 미래의 대학 전공을 어느정도 고려해서 고교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만약 대학 입학 후에 전공을 바꾸게 되면, 새로운 전공에서 요구하는대로, 대학교 1학년 또는 2학년 때 공부해야 할 기초과목들을 추가로 더 수강해야 하므로, 그 만큼 공부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더구나, 일부 인기 학과는 1학년 입학할 때만 (즉, entry level) 학생을 받기 때문에, 입학 후에는 편입생들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학생의 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전공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대학에서 말하는 전공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세부 전공을 고등학교 때 정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나중에 마음이 변할지라도, 어느 정도 전공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그에 따라서 어떤 방향으로 공부할 지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대학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과학자와 공학자

최근, 과거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공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공계에 관심있는 학생들 중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학(=이학(理學)부, science) 전공과 공학(engineering) 전공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고등학생 입장에서 볼 때는, 실제로 과학이나 공학이 모두 수학과 과학을 공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어 보이고, 그저 어렴풋하게, 과학 전공자는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과학자로 탐구를 하고, 공학 전공자는 공장에서 기술자로 일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공학자들도 많다.

(약간 공학 전공 입장에서) 좀 더 자세하게, 공학자와 과학자의 차이를 살펴보자.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에 대한 궁금점에서 출발하여, ‘자연계에 존재하는 법칙’을 발견하는 탐구자이다. 반면, 공학자들의 흥미는, 주로 과학자들이 발견한 ‘자연법칙’을 이용하여, 인간이 자연의 힘을 유용하게 이용할 목적으로 발명, 즉 설계하고 개발하는 발명가이다.

하지만, 과학에서 발견한 자연법칙이 아무때나, 어느 곳에서나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공학자들은 현실 즉, 시간, 공간 및 경제적 문제를 포함한 사회제약에 따라, 어떤 법칙은 무시하면서, 어떤 법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내고 구현하려는 노력을 한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호기심 즉, ‘왜?’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사람은 과학을 전공을 하는 것이 좋고, 과학의 법칙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즉, 과학의 법칙을 이용해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어떤 발명품을 만들 수 있을 까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공학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

‘연구결과로 돈을 벌 수 있을 까’에 대한 관심이 과학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공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본인이 돈에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경제적 효용성을 고려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공학에서는 중요한 반면, 과학에서는 경제적 효용성에 상관없이 자연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발하여, 탐구와 사색을 통해서 자연에 대한 이해와 법칙을 발견하는데 만족한다.

공학을 전공해야 하는 이유

몇몇 자연과학 전공자들이 공학을 전공해야 하는 이유를 좀 더 현실적인 측면에서 인터넷에 쓴 댓글 내용을 소개해 보자. 먼저, 자연과학 전공을 하고, 현재는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공학 연구를 하고 있는 분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자연과학을 전공했다고 모든 사람에게 탐구할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졸업 동기 50여명 중에 ‘탐구’라고 말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친구는 5명 정도이고, 회사에서 평범한 관리직으로 있는 친구, 교사가 된 친구, 영업을 하는 친구, 심지어 중앙 아시아 광산 관련 해외에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공대를 나왔다고 해서 탐구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주변 연구원들 중에는 오히려 공대 출신이 더 많으며,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를하거나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지내보면, 자연과학과 공학 전공자들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연구원은 연구는 잘 하지만 개발 능력은 떨어집니다. 공학을 전공한 연구원은 연구는 좀 떨어져도 제품 개발은 잘 합니다. 결과적으로,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을 회사에 기술이전해서 인센티브를 챙길 때, 자연과학 전공자가 1년에 오십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긴다고 하면, 공학을 전공한 연구원은 오백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깁니다. 공학 전공자는 그만큼 돈되는 기술이 뭔지 감을 잘 잡습니다. 외국의 유명한 회사에 특허 기술을 팔아서 연봉보다 높은, 매년 억대의 인센티브를 받는 공학 출신 연구원도 있습니다.’

다음은, 부모님의 강권으로 일단 공대로 들어갔다가, 원래 본인이 하고 싶었던 자연과학을 대학원에서 공부한 사람의 경험이다.

‘부모님들은 취업해서 안정된 생활을 바라셔서, 학부를 공대에 갔지만, 결국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석사는 자연과학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연구 지원비가 조금 밖에 안 나와서 헉헉대는 상황을 겪다가, 외국으로 유학가서 의대 관련에서 석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하고 싶은것만 찾아서 여기까지 왔지만, 조금은 후회가 됩니다. 그냥 공대에 남아서 진학을 하거나 취업을 하거나, 아니면 약대를 가서 약사 자격증이라도 따놓을 것을…

이제와서, 공학분야로 취업을 하려고 하니, 실무경력이나 자격증이 없으면, 웬만해서는 (과학분야) 박사까지 나온 사람을 잘 안뽑아주더군요. 공대 동문들은 취업해서 연봉도 괜찮게 받고 있는데 저는 그 연봉의 2/3정도 되는 돈을 받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대 출신 다른 동기와 선후배들 중에서도 물론 연구분야에서 일를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응용(공학)분야가 뜬금없이 응용분야만 배우는게 아니라 기초과목(과학)을 베이스로 배우고, 추가로 공학과목들을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대에 진학한 것에 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반대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본인이 하고 싶은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의 간단한 조언은 이러하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열심히 해서 기초를 튼튼히 한 이후에 응용(공학분야)에 넘어가 돈 되는 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겠죠.’

공학에는 어떤 전공이 있나

최근, 서울 대학교 공대학부를 중심으로 공학에 어떤 전공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미국 MIT와 캐나다 워털루 공대에 개설되어 있는 공대학부의 학과를 소개한다.

1) 건설환경공학부, Department of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토목공학, 도시공학, 지구환경공학 등이 이와 유사하거나 같은 학부에 속한다. 하지만, 건축학과 또는 건축구조공학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토목공학과 환경공학은 별개의 공학과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코넬, 카네기 멜론, 노스웨스턴 등의 대학들은, 토목공학, 도시계획공학, 환경공학의 영역이 중복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 학부로 입학생들을 선발한다.

2) 기계항공공학부, Department of Mechanical and Aerospace Engineering
기계공학, 항공조선, 자동차공학, 항공공학, 생산기계, 기계설계, 항공우주공학 전공이 위 학부에 속한다. 최근에는 전자 및 컴퓨터 공학과 연계한 Mechatronics등도 세부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다. (전자공학과에서도 Mechatronics를 세부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다.)

3) 재료공학부, Department of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섬유, 금속, 무기재료, 섬유고분자 등이 위 학부에 속한다. 최근, 생체재료, 홀로그래피 기술을 실현하는 광전재료 등 최첨단 과학 기술을 공부하는 전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4) 전기정보공학부, Department of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학과의 영문명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 전자통신, 전자, 제어계측공학, 컴퓨터 공학 등이 이 학부에서 공부할 수 있는 분야다. 다시 말해서, 위 학부에는 전기공학 뿐만 아니라,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의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컴퓨터공학은 별도로 개설하는 대학들이 많다.

5) 컴퓨터공학부, Department of Computer Science and Engineering 
대학에 따라, Computer Science나 전산통계학(Computational statistics)같은 이학(理學, Science) 전공도 공학부에 함께 통합되기도하고, 별도로 이학(理學, Science Department)부에 종종 속하기도 한다.

6) 화학생물공학부, Department of Chemical and Biological Engineering
기존의 응용화학, 공업화학, 화학공학 등의 학부를 통합한 학부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Chemical Engineering과 Biological Engineering을 별도 학과로 개설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단, 위 학부는, 주로 이학(理學)부에 속는 Biochemistry, 즉 생화학과와는 다르다.

7) 건축학과, Department of Architecture and Architectural Engineering 
위에서 말한, 건설환경공학부(=토목공학)과는 완전히 다른 학과로, 건축공학 또는 구조공학과는 별도로 예술대학에 건축(Architecture)학이 속해있는 대학들도 많고. 이런 경우, 다른 공대와는 달리, 수학과 물리보다는 건축사(문명사)와 미술분야의 공부를 더 많이 한다.

8) 산업공학과, Department of Industrial Engineering
공업경영학 또는 경영공학과와 동일한 학과이다. 다른 공대와 달리, 물리 등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공학이라기 보다는, 다른 공대 학과보다 좀 더 수학과 통계학을 바탕으로한 공학이다. 따라서, 산업공학 전공자는, IT를 비롯한 기술분야는 물론 경영, 경제, 금융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9) 에너지자원공학과Department of Energy Resources Engineering
위 전공은 광업(Mining)공학 또는 자원공학과 등과 유사한 학과이다.

10) 원자핵공학과, Department of Nuclear Engineering 
세계 정상의 원자핵공학 기술을 보유한 국가중에 하나인 한국에서,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학생들의 지원율이 상당히 낮아졌거나 심지어 모집 인원 보다 적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원자핵공학은, 미국 등 많은 선진국에서 여전히 가장 전망 좋은 전공으로 여겨지고 있다.

11) 조선해양공학과, Department of Naval Architecture and Ocean Engineering
원자핵 공학과 함께, 한국에서는 인기가 떨어지는 학과라고 하지만, 여전히 미래에도 전망이 좋은 전공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12) 위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여 최근에 조정된 서울대학교 공대 학부를 소개한 것이다. 참고로, MIT 공학부와 캐나다의 워털루 공학부의 학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MIT: Aeronautics and Astronautics, Biological Engineering, Chemical Engineering,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Electrical Engineering and Computer Science,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Mechanical Engineering, and Nuclear Science and Engineering

Waterloo:Architectural(건축공학), Architecture (건축학), Biomedical, Chemical, Civil, Computer, Electrical, Environmental, Geological, Management, Mechanical, Mechatronics, Nanotechnology, Software, and Systems Design Engineering

마지막으로, 공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가져야할 태도에 대해서 윤종용 교수(서울대 공대졸, 삼성전자 부회장)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시대를 열어 갈 예비 공학도들은, 꿈과 비젼을 갖고, 지혜와 통찰력과 선견력을 길러야 하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국제적 감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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